장인의 한땀 한땀으로 만든 벽지

2021. 9. 10. 09:50카테고리 없음

산업이 발전하고 사람의 손에서 기계로 이제는 AI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언젠가 우리들의 손으로 쓴 편지들은 갤러리나 전시나 뮤지엄에서 겨우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확하고 정교하고 흐트러짐 없이 꼭 같이 생산되는 시간을 지나면서, 정작 우리가 감탄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정교함의 극치로 다가간 어떤 것들, '미안해', '힘내', '사랑해'와 같은 내용을 손으로 직접 쓴 손편지를 만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림도 그렇지요. 포토샵이나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그린 많은 그림들의 힙한 느낌에 취해 있다가도, 삐뜷 빼뚤하게 그린, 아무리 연습해도 잘 늘지 않는 듯 한 수채화나 유화로 그린 나의 또는 친구의 그림이 더 살갑게 다가오는 것은, 내 것 또는 친구의 것 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사람의 손'을 타고 태어난 대상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잠시 시선을 돌려서, 여러분이 앉아 있는 공간의 벽을 둘러 봐 주세요.

어떤 색으로 되어 있나요? 어떤 재료로 마감이 되어 있나요? 

그 공간에는 액자의 유무와는 상관없는 그림들이 있나요? 아니면 장식품들이 걸려 있나요? 

 

 Adelphi Paper Hangings 

1991년에 시작된 이 곳에서는 19세기의 장인들이 현대인들의 손을 빌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롤로 되어 있는 벽지. 하지만 모든 공정이 손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물론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벽면을 하나를 손으로 직접 그린 벽지들을 보셨을 텐데요. 과정은 매우 다릅니다.

 

19세기에 사용되었던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해서 전체 작업을 하게 됩니다. 디자인이 결정이 되면, 컴퓨터로 필름을 뽑아 색의 도수 (사용된 색의 개수)에 따라서 판을 만들고 프린트를 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이곳에서의 작업은 나무로 된 블락을 사용합니다. 색상별로 다른 나무 조각이 된 블락을 사용해서 반복에서 찍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죠. 쉽게 이야기해서, 미술시간 (또는 취미생활, 그것도 아니라면.... 어딘가에서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감자와 당근을 이용해서 조각도로 간단한 디자인을 하고 색을 입히고 콩콩 찍는 것. 해 보신 분 계신가요... ) 그렇게 1도로 만든, 리핏이나 오버랩이 될 걱정도 없는 작업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종이. 롤로 말려 있는 종이가 되기 전에, 일단 Sheet 종이들을 풀로 연결해서 Roll 로 만든 후, 바탕색을 '손으로' 페인트 한 후, 길게 걸어서 말립니다. 이제 시작인 거죠. 그런 다음, 마스터 디자인을 보고, 그에 맞게 색상과 판형들 그 외 필요한 것들을 모두 준비해 둡니다. 10 미터 가까이 되는 긴... 테이블 위에 종이를 올려두고, 반복되는 패턴을 하나씩 찍어 나갑니다. 

 

1도 (한가지 색)이 을 반복해서 찍어나가고, 그다음 색을 위한 나무 판형을 다른 색 페인트를 잘 펴 바르고 같은 힘으로 내려 누릅니다. 조금만 빗 나가면, 색과 전체 디자인이 빗겨서 찍히게 되므로 조심해서 찍어 나가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19세기에 사용되었던 기술을 그대로 적용합니다. 나이가 많은 숙련된 기술자부터 앳된 모습을 한 직원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한 편 보는 듯했습니다.

 

작업을 해 나가면서,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면 역시 '손으로' 덧칠을 하거나 고칩니다. 그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한편은 Well made 된 Wall Paper 한편이 마무리됩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 벽지가 벽지로서의 역할을 할 때, 그 느낌은 아마도 사진으로 본 작가의 그림을 갤러리나 뮤지엄에서 만났을 때의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3차원을 넘어 4차원까지 우리를 이끌고 가는 아트 작품처럼, 엠보싱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벽 면 위로 어우러지는 색들과 엘러먼트들의 조화로운 Up & Down의 경쾌한 움직음을 전달받을 것입니다.

 

 

WOOD BLOCK

01
Wood Block 과 Repeat를 맞추기 작업

 

 

01
Arabesque Pattern    

 

Butterfly Chintz

Textile 공부를 위해서 유럽 패턴 책들을 열심히 사서 보았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그때 보았던 패턴들. 나무로 된 블락을 사용해서 저렇게 만들어 낸다는 것이 대단합니다. 장인들의 손길로 태어난 모든 제품들의 가치는 아마도 한 사람이 그 작업을 위해 지냈던 시간의 값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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